송가인 이미자 정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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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인 이미자 정서주

장곡토 2023. 10. 11. 22:06

송가인 이미자 정서주

 

 

이미자의 대표적 명곡인 동백아가씨는 유튜브에 수많은 싱어들의 커버가 있다. 그런데 이미자처럼 동백아가씨를 부르는 트롯싱어는 단 한명도 없다. 이미자를 뺀 나머지 트롯싱어들은 백퍼센트 동백아가씨를 비틀고 꺾어서 부른다. 오리지널인 이미자에게는 이런 것이 일체 없다.

 

트롯 싱어라고 해서 모든 곡을 비틀고 꺾어서 부르는 것은 아니다. 임영웅이나 김호중이 비트롯곡을 부를 때 트롯의 흔적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런데 트롯싱어가 동백아가씨를 부르면 백퍼센트 꺾거나 비틀어서 부른다. 李美子처럼 동백아가씨를 부르는 트롯싱어가 단 한명도 없다는 것은 꽤나 이상한 현상이다.

 

​꺾거나 비틀지 않고 동백아가씨를 부르는 영상으로 李美子 이외에 유튜브에서 딱 한 명을 봤다. 김광석 기타반주에 한 아마추어가 부르는 동백아가씨 커버였는데, 그렇다고 해서 李美子처럼 담백하게 부른 것은 아니고 왠지 사연 많고 처량하게, 약간은 야간업소 스타일로 불렀다. 그럼에도 주목할 만한 동백아가씨 커버였음은 분명했다.

 

야간업소라 해서 노상 젓가락만 두드리는 것은 아니고 때로는 애상조로 가기도 한다.^^

 

李美子를 제외한 최고의 동백아가씨 커버는 송가인(함춘호 기타)이었다. 전유진과 송소희도 준수하게 이 곡을 소화했고, 주현미와 정서주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주현미가 노래를 못하는 가수는 아닌데도 동백아가씨와는 영 어울리지 않았다.

 

주현미가 노래 소화폭이 넓은 싱어는 아니다. 동백아가씨는 담백하게 불러야 하는데, 주현미는 음색이 너무 기름져 느끼하다. 주현미에게 어울리는 곡은 따로 있다. 주현미가 커버한 '봄날은 간다'는 인정안할 도리가 없다. 주현미의 '봄날은 간다'는 후대가 오리지널 마저 넘어선 매우 드문 케이스다.

 

국보급 음색을 지닌 정서주의 동백아가씨는 그의 매력을 갉아먹었다. 정서주는 기교를 일체 배제하고 불러야 매력이 극대화되는데, 동백아가씨를 李美子 스타일이 아닌 일반 트롯 싱어 스타일로 비틀고 꺾어 불렀다. 훌륭한 음색을 지닌 싱어가 기교를 구사하면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것과도 같다.

 

정서주가 부르는 '동백아가씨'와 ‘아씨’는 차이가 극심하다. ​정서주는 '아씨'스타일로 노래하면 매끈함은 없어도 참신함과 청아함을 지닌다. 반면에 정서주가 '동백아가씨'스타일로 부르면, 매끈함을 얻지만 참신함과 청아함을 잃는다. 토끼 두 마리를 모두 잡는 것이 최상이겠지만, 아쉽게도 그것은 불가능하다. 정서주는 분명 '동백아가씨'도 스튜디오 영상으로 조만간 만들 텐데, 이 번에는 반드시 '아씨'스타일로 불러주길 촉구한다.

 

매끈함으로 승부하는 것이 단기적 어필에 유리할 수는 있다. 하지만 오래 가진 못한다. 누구나 매끈함으로 승부하려 하기 때문에 어느 순간 참신함이 없어지고 곧 용광로에 섞이게 된다.

 

청아함으로 승부할 경우 장기집권이 가능하다. 李美子가 좋은 사례이다. 이미자는 여타 트롯싱어들과 확연히 다른데, 꺾기나 비틀기 같은 기교를 일체 구사하지 않았다. 오로지 담백함으로만 승부했던 것이다. 담백함과 청아함은 기교를 배제했다는 점에서 같은 계열이다.

 

청아함으로 승부하면 오로지 가창에만 집중하면 된다는 점도 잇점이다. 즉 제스처나 표정, 율동 등 가창 외적인 것에 신경쓸 필요성이 없다. 매끈함에 매달리면 가창 외 저 모든 것을 맞춰줘야 한다. 매끈함으로 승부하는 무대는 ‘쇼’나 ‘업소’가 된다. 청아함으로 승부하는 무대는 공연이 되고 콘서트가 된다.

 

‘아씨’영상 속 하얀 피부의 정서주에게 하얀 옷이 잘 어울린다. 정서주의 청아한 음색은 맑고 파란 하늘을 날아서 다니는 천사를 떠올리게 한다. 단 청아한 음색에 장난을 치게 되면, 즉 기교를 구사하게 되면 여전히 날긴 하겠지만 배경이 맑고 파란 하늘에서 음침한 동굴로 바뀜을 명심해야 한다.

 

꺾기나 비틀기 같은 트롯기교는 기름칠을 하는 것이므로 매끈해지기는 하지만 필연적으로 느끼함을 동반하게 된다. 나이 든 트롯싱어라면 이 순간 업소형이 되어 버리고, 정서주 같은 신인급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참신함을 잃어 버린다. 참신함을 잃은 싱어가 업소형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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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 소화폭이 가장 넓다는 점에서, 국내 트롯싱어 가운데 송가인은 단연 돋보인다. 현재는 물론 과거까지 아울러도 일대일 경연으로 송가인을 꺾을 트롯싱어는 없다. 전성기의 李美子라 해도 본인 곡이 아닌 곡으로 송가인과 일대일 경연을 한다면 예외가 아닐 수 있다. 오로지 곡 소화력만 놓고 보면 송가인이 李美子보다 우위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송가인의 곡 커버 범위는 전성기의 李美子보다도 더 넓다.

 

하지만 이런 경연은 그다지 의미가 없다. 송가인과 이미자의 가창스타일이 너무 달라서다. 송가인은 기교의 최상경지이고, 이미자는 담백함의 최상경지다. 리듬체조와 체조,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등 영역이 별개인 둘의 금메달을 가치상 우열을 가리려는 것과 같다. 영역이 다른 금메달로 이미자와 송가인을 인정하는 것이 무난하다.

 

언제부턴가 꺾기와 비틀기가 트롯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과거에도 트롯에 꺾기와 비틀기가 주류였던 것은 아니다. 트롯의 거목인 이난영, 남인수, 이미자의 가창 스타일은 통하는 것이 있다. 꺾기와 비틀기 등 일체의 기교를 뺐다는 점이다.

 

 

​이미자 가창의 위대함은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스타일 변화가 없는 초심 그대로인 점이다. 이미자에 비하면 커리어가 보잘 것 없는 일부 싱어가 나름 관록을 과시하겠다는 의도로 자신의 곡에 온갖 장난질을 하는 것과 너무도 비교가 된다.

 

곡 장난질이란 이를 테면 특정 곡을 의도적으로 반 박자 느리게 혹은 빠르게 부르던가, 정해진 음을 멋대로 올리고 내리는 등의 변형을 가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지나치면 곡 훼손을 넘어 곡을 완전히 버려 놓게 된다. 물론 라이브가 음반 녹음과 완전히 일치할 수는 없지만 라이브 즉흥 변형의 범위는 어디까지나 곡 훼손이 없는 범위 이내여야 한다. 훼손으로 인해 곡이 죽어버리면 싱어도 곡도 동반 자멸하고 만다.

 

이러한 곡 장난질은 (청중에게 프로페셔널한 능수능란함으로 비춰질 것이란) 엄청난 착각에서 비롯된 해프닝이다.

 

트롯에 꺾기와 비틀기가 주류로 등장한 시점은 80년대다. 이 시기는 절대빈곤 시대에서 초기산업화 시대를 거쳐 비로소 빈곤에서 탈피한 때였다. 이 시점에 트롯은 크게 변화하는데, 주로 애상적 정서를 담았던 이전에 비해 밝고 경쾌한 스타일로 바뀐다. 관객에게 흥을 고취시키는 듯한 야간업소 무대 스타일이었다. 이전에 비해 노랫말은 현저히 경박해졌고 천박한 경우까지도 빈번했다.

 

트롯이 대폭으로 변신하자 예전 트롯과의 괴리는 더욱 벌어져 갔다. 변신한 트롯과의 격차로 인해 예전 트롯이 트롯 아닌 것 같기도 한 애매모호한 지경까지 왔다. 사정이 이렇자, 이미자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은 트롯이 아닌 가요를 했을 뿐이라며, 자신을 트롯 진영에서 빼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거의 신화가 되어있는 이미자의 커리어도 실상을 보면 약점은 있다. 이미자는 약 2100여 곡을 녹음해서 그 중 10여개가 넘는 명곡을 남겼다. 200여개를 녹음하면 그 가운데 한 개가 명곡의 반열에 오른 셈이었다. 명곡의 반열에 오른 곡을 제외한 나머지 곡들은 진부하면서, 타성에 젖은 곡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싱어가 평생 단 한곡의 명곡도 남기지 못하고 사라진다는 점에서 이미자가 이뤄낸 성취는 그 누구도 넘보기 어려울 만치 실로 대단한 것이다. 아마도 향후 시간이 아주 많이 흘러도, 토탈 커리어로 이미자를 넘어서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 동백아가씨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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