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아티닌 수치가 높으면 사구체여과율
신장은 몸속에 2개가 있고 오른쪽은 간 아래쪽, 왼쪽은 횡격막 아래 비장 근처에 위치한다. 신장의 길이는 약 10~12cm, 폭은 5~6cm, 두께는 2.5~3cm 정도이며 한쪽 신장의 무게는 120~190g 이다. 신장은 혈액을 깨끗하게 정수해 주는 기능과 함께 전해질(칼슘, 마그네슘 등) 조절, 비타민D 활성화, 빈혈 및 혈압 조절 등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신장의 기능은 조금씩 떨어진다. 신장은 이상이 생겨도 잘 인지하지 못하는 장기라는 것이 문제다. 보통은 신장의 기능이 20~30% 수준까지 떨어지기 전에는 모르다가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3개월 이상 서서히 신장에 질환이 생기는 것이 ‘만성 신장 질환’이다.
만성 신장 질환은 진행 상황에 따라 1단계에서 5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거의 증후를 느끼지 못하고 사구체여과율(신장에 있는 사구체가 혈액을 걸러내는 정도)도 정상 범위이다. 소변검사를 통해 단백뇨 혹은 혈뇨가 나오거나 영상 촬영을 통해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데, 신장질환은 초기에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며, 주요 원인은 당뇨와 고혈압이다. 또한 음식을 싱겁게 먹는 등의 식단이나 운동 등 생활 조절을 통한 관리가 필요하다.
2단계는 사구체여과율이 1분당 90cc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해서 1분당 60cc가 되기 전까지다. 그리고 3단계는 사구체여과율이 1분당 30~60cc 범위이며, 이 단계에는 가벼운 피로감을 느끼며 자다가 소변을 보는 야뇨증, 가벼운 부종 등이 생기기 시작한다. 2, 3단계 또한 원인을 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고 건강한 생활습관 유지와 고혈압 및 당뇨 관리 등의 적극적 치료가 필요하다.
4단계는 사구체여과율이 1분당 15~30cc 범위이며, 이 단계에서는 몸이 붓거나 단백뇨가 나오고 피로감을 심하게 느끼게 된다. 또한 혈압이 오르거나 빈혈이 생기고 뼈에 여러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5단계는 만성신장질환의 마지막 최종 단계이다. 사구체여과율은 1분당 15cc 이하로 떨어지고 몸 안의 노폐물이 청소가 잘되지 않아 입맛이 없고 구역질을 하거나 숨이 차고 빈혈이 온다. 이 단계에서는 투석이나 신장이식을 받아야 한다.
확인을 위해서 먼저 혈액 검사나 소변검사를 진행한다. 혈액검사에서는 크레아티닌 수치를 검사한다. 크레아티닌(Creatinine)은 근육에서 생성되는 노폐물로, 대부분 신장을 통해 배출되기에 신장 기능의 좋은 지표다. 혈액 검사에서 크레아티닌수치가 높으면 신장에서 노폐물이 잘 걸러지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크레아티닌 수치가 높을수록 사구체여과율은 낮다.
또한 소변검사에서는 단백뇨와 혈뇨 검사를 진행하는데 단백뇨와 혈뇨가 있다는 것은 신장에 손상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외에도 신장 초음파 혹은 CT 촬영을 통해 신장의 모양에 이상이 있는지 검사하는 경우도 있다.
만성신장질환의 마지막 단계인 5단계가 되면 자신의 신장만으로는 살아가는 게 굉장히 힘들어진다. 요독이 나타나고 혈압이 오르거나 몸이 붓기 때문에 신장 기능을 대신해 주는 대체재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것으로 혈액투석, 복막투석, 신장이식 등이 있다.
투석에는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이 있다. 혈액투석은 인공신장기를 이용해 혈액 속 노폐물을 제거하고 체내 전해질 균형 유지와 과잉 수분을 제거하는 것으로서, 의료기관에 방문해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진행되기 때문에 비교적 쉽고 안전한 방법이다. 다만 의료기관을 2~3일 간격으로 정기적으로 다녀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복막투석은 복강 내에 특수한 도관을 삽입하여, 그 관을 통해 깨끗한 투석액을 투입하는 방법이다. 복막투석은 교육을 받고 집에서 스스로 관리할 수 있어 시간적 측면에서 자유롭다. 그러나 나이가 많은 경우, 시력이나 인지력이 떨어져 투석액 교환을 정확하게 하지 못해 복막염에 걸리거나 요독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상황에 맞는 투석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은 나빠진 신장 기능이 좋아지는 치료는 아니다. 투석은 부족한 신장 기능만큼을 대신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신장 이식을 받기 전까지는 지속적으로 투석을 해야 한다.
신장이식을 위해서는 전신마취 후 약 4~6시간 가량의 큰 수술을 받아야 한다. 아울러 이식 직후에 고용량의 면역억제제들을 복용하게 된다. 이같은 수술 및 후속 치료를 견딜 수 없이 상태가 안 좋은 사람들은 당장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을 수 없다.
신장이식 후 가장 중요한 것은 이식받은 새 신장을 잘 관리하는 것이다. 한 번의 신장이식 수술로 치료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식 후에도 평생에 걸쳐 관리를 잘할 수 있는 치료 순응도가 높은 사람들이 이식받는 것을 권한다.
신장병은 간단한 혈액검사나 소변검사만으로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따라서 특별한 증후가 없더라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만성신장병 여부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권장된다.